스마트홈을 구축하고 다양한 IoT 기기를 쓰다 보면 가장 뼈저리게 느끼는 게 네트워크 안정성입니다. 이전 집에서는 메인 공유기 하나로 커버가 안 돼서 무선 Mesh로 구성해서 썼었는데, 아무래도 무선이다 보니 속도 저하도 있었고 가끔 연결이 불안정해지는 스트레스가 있었습니다.

이번에 신축 아파트로 이사 오면서 단자함을 활용해 유선 Mesh 환경을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통신사 공유기 퇴출 실패와 허브 모드 타협

첫 번째 목표는 통신사 기본 공유기를 빼버리고 단자함의 모뎀과 제 개인 메인 공유기만 쓰는 것이었습니다.

현관 쪽 통신 단자함을 열고 통신사 공유기를 빼버린 뒤, 벽면 랜선들을 단자함 내부 패치 패널에 직접 꽂아봤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연결해도 각 방으로 신호가 가지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그 패치 패널은 신호를 분배해 주는 스위치 허브가 아니라 그냥 단순한 연결 블록이었습니다.

결국 단자함 안에 스위치 허브가 필요했는데, 당장 허브가 없어서 빼버리려던 통신사 공유기를 허브(브릿지) 모드로 바꿔서 스위치 허브 대신 다시 박아뒀습니다. 모뎀 → 거실 메인 공유기 → 벽면 포트를 통해 다시 단자함 통신사 공유기(허브 모드) → 각 방으로 분배되는 구조입니다.

통신 단자함 내부. 모뎀, 광수신기, 패치 패널이 모여 있습니다.

랜 테스터기 없이 포트 찾기

각 방 벽면 포트가 단자함의 어느 선과 연결되는지 확인하는 것도 큰 일이었습니다. 랜 테스터기가 없어서, 여분의 공유기 하나를 들고 방을 돌며 확인했습니다.

방법은 이랬습니다. 방 벽면 포트에 공유기를 꽂고 단자함으로 가서 몇 번 포트에 불이 들어오는지 확인하는 식으로, 방마다 하나씩 짚어나갔습니다.

방 벽면 포트에 공유기를 꽂아 확인하는 모습

거실 2의 배신

신축 아파트 단자함이라 '거실 1', '거실 2'처럼 포트 라벨링은 되어 있었습니다. 거실 1은 무사히 찾았고, 식탁 밑 포트도 당연히 거실 2일 거라 생각해서 단자함에서 거실 2로 표시된 선(회색/파란선)을 꽂았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확인해도 식탁 밑 포트에 불이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식탁 밑 포트는 거실이 아니라 주방 1, 2번 라인이었고, 진짜 거실 2 포트는 소파가 있는 반대편 벽에 따로 있었습니다. 단자함에서 주방이라고 적힌 선을 찾아 다시 꽂으니 그제야 식탁 밑에서 불이 들어왔습니다.

각 방에 Mesh 노드 설치

이런 식으로 방마다 가는 선을 모두 찾은 뒤, 음영 지역이 생기지 않도록 각 방에 서브 공유기(Mesh 노드)를 유선으로 물려줬습니다.

결과 및 후기

유선 Mesh 구성을 끝내고 스마트폰을 들고 집 안을 돌아다녀 봤습니다. 방을 옮겨도 와이파이가 가장 가까운 공유기로 매끄럽게 갈아타면서(로밍) 끊김이나 속도 저하가 없습니다. 스마트홈 기기들도 오프라인으로 떨어지는 일 없이 안정적으로 붙어 있습니다. 집 안에 랜포트가 살아있다면 무선보다는 유선 Mesh 쪽을 추천합니다.